지난 글(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이 필요한 이유!)에서 탄소중립의 개념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가 정답일까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전 녹색교통 이사장을 역임하신, 현 자동차환경네트웍 정용일 대표님의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전기차가 넷제로(탄소중립)의 선봉장이 될까?
온실가스 저감은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막을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화석연료를 신재생, 저탄소에너지로 전환하고, 내연기관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것이 핵심적인 대책입니다. 1938년을 마지막으로 100년의 전기차 시대를 내연기관차에 빼앗기면서 박물관에 잠들었던 전기차가, 지구온난화의 구원투수로 부활하여 수송 분야의 넷제로 선봉장이면서 미래 자동차의 주역으로 나서서 내연기관차와 전쟁을 시작한 것입니다.

전기차는 2017년에 신차 판매의 1%를 넘어서면서 잠재력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가속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전년보다 판매가 55% 늘었고, 2023년에는 35%가 증가하여 신차 판매의 15.8%(EV+PHEV)를 차지면서 전기차 시대의 기대를 한층 부풀게 하였습니다.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023년 현재 4,000만대로 전 세계 자동차의 2.3%를 넘어서면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본격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행기로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기차 캐즘(EV chasm)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수요둔화로써 곧 극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전기차 시장은 죽음의 계곡에 들어서서 쉽게 회복되기가 어렵다는 우려와 걱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전기차만이 넷제로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며 HEV/PHEV와 재생순환 친환경연료 내연기관차를 포함하는 새로운 대안을 고려한 전기차 전환속도 조절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초창기를 지나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현시점은, 전기차로 가야 하는 당위성과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의 벽이 충돌하는 접점에 와 있습니다. 이제는 조그마한 문제점도 숨기기 어려우며 개선을 통해서 내연기관차를 뛰어넘는 장점을 보여야 캐즘을 극복하고 전기차 대중화 시대로 진입할 수가 있습니다.
미래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 개선하여야 할 쟁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 회당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초창기의 전기차가 안고 있었던 1회 충전 시의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에 드는 긴 시간 문제들은 차츰 해소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배터리 탑재량을 높여서 주행거리를 400km 이상으로 늘리고 있고, 중국 BYD에서는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기술인 “Super e-platform”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용 충전기와 인프라 문제는 많은 자금 투입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방대한 나라가 전국에 전기 공급망을 설치하여야 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아파트나 주택이 밀집된 국가는 충전설비 설치 공간 확보가 난제입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하여 충전소를 찾아가는 시간과 긴 충전시간으로 인한 충전 스트레스는 전기차 구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높은 전기차 가격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보급 초기에는 정부가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하여 비싼 전기차 가격을 보상하였지만, 전기차 보급 대수가 상당 수준 도달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보조금을 줄이거나 철폐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이들 원자재 공급망에 우위를 지키는 나라들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으며, 특히 중국이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희토류들을 독점하여 무기화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은 생산 물량이 증가하면 가공과 제조비 단가가 낮아져서 부품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배터리는 원소재를 광산에서 채굴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고 따라서 배터리 생산이 늘어나도 가격을 낮추기가 어려운 것이 큰 장애입니다.
3. 무탄소전기 생산과 LCA 평가
전 세계가 전기차 보급에 진력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차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기차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할 때에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전기차는 온실가스 제로 자동차가 아닙니다.
따라서 배출이 없는 무탄소⋅저탄소 전기의 생산 확대를 서둘러야 하고, 전기차 대수 증가에 따르는 전기수요 감당도 또 다른 도전 과제입니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기로 화석연료 전기를 대체한다는 전략에 모든 기대를 걸고 있는데, 얼마나 빠른 시간에 얼마나 값싼 전기로 대체할 수 있을지는 상반된 예측과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의 태양광발전 비용은 석탄발전 가격 이하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도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가격보다 2-3배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 나라마다 상황 차이에 따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석탄이나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전주기평가(LCA)에서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조만간 도입이 예상되는 자동차 LCA 기준에서는 전기차에 부여하고 있는 CO2 credit이 축소되고 따라서 자동차 제작사의 전기차 보급에 적극성이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기 생산시의 탄소배출 계수(CI)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이며, 우리나라의 CI는 478.1gCO2/kWh(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1년)로서, IEA에서 제시한 2060년의 15gCO2/kWh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CI를 97% 낮추어야 합니다. 전비 6.0km/kWh인 현대차 아이오닉6 전기차는 LCA 기준으로 79.7g/km 온실가스 배출이 산출되며, 이는 2021년 승용차 평균 136.9g/km(복합모드)의 58% 수준입니다.
4. 전기요금 인상 우려
무탄소 전기 생산을 위해서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이용이 핵심이지만, 이들 기술은 일반적으로 전기 생산단가가 높아서 전기차 운용 전기요금이 인상될 요인이 커집니다. 또한 전기요금에 도입이 예상되는 유류연료비 연동제나 기후·환경요금 제도 등도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에 유럽의 전기요금이 5∼7배가 오르면서, 영국과 독일 등은 전기차가 사용하는 전기요금이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싸지 않은 상황입니다.
5. 기타
전기차 화재는 대부분 배터리에 의해서 발생하며 물로서 쉽게 진화하기가 어려운 애로점이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는 피해가 커서 주민들의 전기차 기피 현상을 가져오고 전기차 보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젊은 층과 얼리어답터들이 대부분의 전기차를 구매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이들의 구매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주류 중산층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60%, 유럽 25%, 미국 10%로 편중이 심하며, 미국에서도 절반은 캘리포니아 시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전기차 붐은 미국 전체의 현상이 아니듯이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가 전 세계 국가와 모든 지역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전 세계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 국가들의 확대와 여건 조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력 사정이 열악한 국가에는 전기차 사용을 강요하기가 어려우며, 전기 생산 인프라 건설을 위한 범지구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림 출처: SK E&S)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 세계 15억대 자동차의 2%를 겨우 넘어선 전기차의 미래는 엄청난 경쟁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으며, 다음의 이슈들이 지각변동을 주도하는 요인들이 될 것입니다. 중국이 전기차를 앞세워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독점을 견제하면서 미래자동차 시장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저감 대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선도하던 EU도 온실가스 정책을 후퇴하더라도 자동차 종주국의 지위를 중국에 뺏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배터리여권(Battery Passport) 제도,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 등으로 중국 전기차 진입을 억제하면서 자국의 자동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회사들은 이차전지의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 때문에 배터리 내재화의 욕구가 커지고 있어서 배터리 제조사와의 경쟁 관계로 전환되고 갈등과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에 커다란 시련과 변화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차세대배터리로 기대하고 있는 전고체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쟁은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 구도를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전고체배터리 기술의 선두 주자인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미래 전기차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인류가 추구하는 성장과 풍요에 한계가 없는 욕구는,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과연 온실가스 저감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여서 내연기관차를 이기기만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렴한 에너지가 충분하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전기차 시대를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장애를 극복하여 전기차가 수송 분야의 온실가스 저감 선봉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미래 자동차가 에너지를 결정할지, 아니면 에너지가 미래 자동차를 결정할지도 궁금해집니다.
지난 글(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이 필요한 이유!)에서 탄소중립의 개념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가 정답일까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전 녹색교통 이사장을 역임하신, 현 자동차환경네트웍 정용일 대표님의 칼럼을 준비했습니다.
전기차가 넷제로(탄소중립)의 선봉장이 될까?
온실가스 저감은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막을수 있는 유일한 선택입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화석연료를 신재생, 저탄소에너지로 전환하고, 내연기관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대체하는 것이 핵심적인 대책입니다. 1938년을 마지막으로 100년의 전기차 시대를 내연기관차에 빼앗기면서 박물관에 잠들었던 전기차가, 지구온난화의 구원투수로 부활하여 수송 분야의 넷제로 선봉장이면서 미래 자동차의 주역으로 나서서 내연기관차와 전쟁을 시작한 것입니다.
전기차는 2017년에 신차 판매의 1%를 넘어서면서 잠재력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가속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전년보다 판매가 55% 늘었고, 2023년에는 35%가 증가하여 신차 판매의 15.8%(EV+PHEV)를 차지면서 전기차 시대의 기대를 한층 부풀게 하였습니다.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023년 현재 4,000만대로 전 세계 자동차의 2.3%를 넘어서면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본격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행기로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기차 캐즘(EV chasm)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시적인 수요둔화로써 곧 극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전기차 시장은 죽음의 계곡에 들어서서 쉽게 회복되기가 어렵다는 우려와 걱정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전기차만이 넷제로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며 HEV/PHEV와 재생순환 친환경연료 내연기관차를 포함하는 새로운 대안을 고려한 전기차 전환속도 조절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초창기를 지나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는 현시점은, 전기차로 가야 하는 당위성과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의 벽이 충돌하는 접점에 와 있습니다. 이제는 조그마한 문제점도 숨기기 어려우며 개선을 통해서 내연기관차를 뛰어넘는 장점을 보여야 캐즘을 극복하고 전기차 대중화 시대로 진입할 수가 있습니다.
미래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해결하고 개선하여야 할 쟁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 회당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초창기의 전기차가 안고 있었던 1회 충전 시의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에 드는 긴 시간 문제들은 차츰 해소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배터리 탑재량을 높여서 주행거리를 400km 이상으로 늘리고 있고, 중국 BYD에서는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 충전기술인 “Super e-platform”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용 충전기와 인프라 문제는 많은 자금 투입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방대한 나라가 전국에 전기 공급망을 설치하여야 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아파트나 주택이 밀집된 국가는 충전설비 설치 공간 확보가 난제입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하여 충전소를 찾아가는 시간과 긴 충전시간으로 인한 충전 스트레스는 전기차 구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 높은 전기차 가격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보급 초기에는 정부가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지원하여 비싼 전기차 가격을 보상하였지만, 전기차 보급 대수가 상당 수준 도달하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보조금을 줄이거나 철폐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이들 원자재 공급망에 우위를 지키는 나라들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으며, 특히 중국이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희토류들을 독점하여 무기화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은 생산 물량이 증가하면 가공과 제조비 단가가 낮아져서 부품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배터리는 원소재를 광산에서 채굴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고 따라서 배터리 생산이 늘어나도 가격을 낮추기가 어려운 것이 큰 장애입니다.
3. 무탄소전기 생산과 LCA 평가
전 세계가 전기차 보급에 진력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차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기차가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할 때에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전기차는 온실가스 제로 자동차가 아닙니다.
따라서 배출이 없는 무탄소⋅저탄소 전기의 생산 확대를 서둘러야 하고, 전기차 대수 증가에 따르는 전기수요 감당도 또 다른 도전 과제입니다.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전기로 화석연료 전기를 대체한다는 전략에 모든 기대를 걸고 있는데, 얼마나 빠른 시간에 얼마나 값싼 전기로 대체할 수 있을지는 상반된 예측과 의견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의 태양광발전 비용은 석탄발전 가격 이하의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에 도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가격보다 2-3배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 나라마다 상황 차이에 따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석탄이나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전주기평가(LCA)에서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조만간 도입이 예상되는 자동차 LCA 기준에서는 전기차에 부여하고 있는 CO2 credit이 축소되고 따라서 자동차 제작사의 전기차 보급에 적극성이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기 생산시의 탄소배출 계수(CI)를 낮추는 것이 급선무이며, 우리나라의 CI는 478.1gCO2/kWh(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1년)로서, IEA에서 제시한 2060년의 15gCO2/kWh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CI를 97% 낮추어야 합니다. 전비 6.0km/kWh인 현대차 아이오닉6 전기차는 LCA 기준으로 79.7g/km 온실가스 배출이 산출되며, 이는 2021년 승용차 평균 136.9g/km(복합모드)의 58% 수준입니다.
4. 전기요금 인상 우려
무탄소 전기 생산을 위해서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이용이 핵심이지만, 이들 기술은 일반적으로 전기 생산단가가 높아서 전기차 운용 전기요금이 인상될 요인이 커집니다. 또한 전기요금에 도입이 예상되는 유류연료비 연동제나 기후·환경요금 제도 등도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에 유럽의 전기요금이 5∼7배가 오르면서, 영국과 독일 등은 전기차가 사용하는 전기요금이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싸지 않은 상황입니다.
5. 기타
전기차 화재는 대부분 배터리에 의해서 발생하며 물로서 쉽게 진화하기가 어려운 애로점이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는 피해가 커서 주민들의 전기차 기피 현상을 가져오고 전기차 보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젊은 층과 얼리어답터들이 대부분의 전기차를 구매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이들의 구매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주류 중산층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60%, 유럽 25%, 미국 10%로 편중이 심하며, 미국에서도 절반은 캘리포니아 시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전기차 붐은 미국 전체의 현상이 아니듯이 세계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가 전 세계 국가와 모든 지역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전 세계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 국가들의 확대와 여건 조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력 사정이 열악한 국가에는 전기차 사용을 강요하기가 어려우며, 전기 생산 인프라 건설을 위한 범지구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림 출처: SK E&S)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전 세계 15억대 자동차의 2%를 겨우 넘어선 전기차의 미래는 엄청난 경쟁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으며, 다음의 이슈들이 지각변동을 주도하는 요인들이 될 것입니다. 중국이 전기차를 앞세워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 독점을 견제하면서 미래자동차 시장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저감 대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선도하던 EU도 온실가스 정책을 후퇴하더라도 자동차 종주국의 지위를 중국에 뺏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배터리여권(Battery Passport) 제도,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 등으로 중국 전기차 진입을 억제하면서 자국의 자동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회사들은 이차전지의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 때문에 배터리 내재화의 욕구가 커지고 있어서 배터리 제조사와의 경쟁 관계로 전환되고 갈등과 합종연횡이 이루어지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에 커다란 시련과 변화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차세대배터리로 기대하고 있는 전고체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쟁은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 구도를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전고체배터리 기술의 선두 주자인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미래 전기차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인류가 추구하는 성장과 풍요에 한계가 없는 욕구는,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저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과연 온실가스 저감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여서 내연기관차를 이기기만 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저렴한 에너지가 충분하게 공급되어야 합니다. 전기차 시대를 가로막고 있는 수많은 장애를 극복하여 전기차가 수송 분야의 온실가스 저감 선봉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편으로는 미래 자동차가 에너지를 결정할지, 아니면 에너지가 미래 자동차를 결정할지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