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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꺼져있던 월성원전 1호기, 다시 돌리자고?”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사무처장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참혹함을 바로 이웃에서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폐지 정책에 선뜻 찬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력부족의 두려움 때문이다. 이 두려움을 맘껏 활용하는 이들이 바로 원자력계와 현재 정부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과 다르다면? 월성원전 1호기는 20121120일 설계 수명이 끝난 후로 2년 넘게 멈춰있었다. 월성원전 1호기 가동 중단으로 전력부족이나 전기요금을 걱정한 적이 있었나? 지난 12월 원전 사이버공격으로 한꺼번에 원전을 여러 개 중단하게 될까봐 걱정한 적은 있다. 하지만 그래도 문제없었다. 지난 1217일 혹한이 몰아닥쳐서 전기난방이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8천만킬로와트 최대전력소비를 기록한 때에도 전력예비율은 11.5%였다. 이를 핵발전소 개수로 치면 10개 내외, 월성원전 1호기나 고리원전 1호기와 같이 소규모의 경우로 치면 20개 가량의 핵발전소가 예비전력으로 대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대전력소비를 기록한 때에도 그 정도였으니 평소에는 원전 20, 30개 분량의 전기가 예비로 남아도는 게 현실이다. 수명 끝난 원전까지 가동해야 할 만큼 우리는 전기가 부족하지 않다.

 

2년 동안 멈춰있던 월성1호기, 전력수급과 전기요금에 영향 없어

게다가 월성원전 1호기는 이미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56백억원의 설비개선 비용을 써버려서, 현 단계의 경제성 평가에는 비용 부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동할수록 적자나는 사업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작년 8월 국회예산처 분석에 의하면 최소 2,546억원 적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수명연장 심사가 5년 이상 늦어지면서 수명연장 허가가 나더라도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6백억이 고스란히 매몰비용으로 처리되어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민간회사라면 56백억원의 설비개선 투자를 결정한 CEO는 경질감이고 이 사업은 스스로 접었을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가 공기업이니 그 결정을 내린 당시 지식경제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책임져야 하는데 그를 이은 현 산업부는 반성은커녕 적자사업을 밀어붙일 심산이다.

 

설계 수명이 끝나기도 전에 폐쇄하는 핵발전소가 전 세계에 수두룩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말까지 세계적으로 폐쇄된 핵발전소가 143기인데 평균 가동연수가 23.5년이다. 물론 설계수명을 훌쩍 넘긴 핵발전소 역시 47기나 가동중이다. 하지만 해외사례를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이용률이 높아 그만큼 노후화 현상도 더 심각할 수밖에 없으니 설계수명을 넘기는데 위험부담이 더 크다. 세계 핵발전소 이용률은 70%대인데 월성 1호기는 평균 86.2%였고 세계 1위 이용률을 4번이나 달성했다.


월성 주민들과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이 지난달 15일 오전 30년 설계수명이 다한 원자력발전소 월성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심의하는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명연장 중단 및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규제역할 제대로 못하고 있어

게다가 핵발전소의 안전 비리는 상상을 초월하고 규제 수준은 세계 기준에 미달이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나 산업부가 결정하는 수명연장, 신규원전, 핵폐기장 추진에 사후 추인역할에 그치고 있다. 사업자인 한수원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하겠다고 56백억원을 투자할 때, 그 정도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사전 평가는 전무했다. 월성1호기와 똑같은 모델인 캐나다의 젠틸리 2호기는 4조원의 비용이 든다는 평가 속에 수명연장을 포기했다. 얼마 전 핵발전소의 비상디젤 발전기에 해외 수출용에는 쓰이지 않는 부적격 부품을 사용한 사실을 한수원 직원이 내부 고발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기술검토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사업자를 두둔하면서 문제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비상디젤발전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일으킨 주요 원인이어서 이의 보완이 세계적인 관심사인데도 말이다. 월성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평가서를 두고 민간검증단과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동일하게 평가했지만, 민간검증단의 현재까지 평가결과로는 계속 운전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는 판단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었다.

더구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9명의 위원들 대부분이 지난 경주 방폐장 심의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는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경주 방폐장이 20~30년이 지나면서부터 방사성물질이 나온다는 결과를 받아들고도 법적 기술기준에 문제없다면서 심의과정 두 번만에 사용전 검사를 통과시켜 버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핵산업계 이익과 국민안전 중에 과연 국민안전이 최우선인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결정이었다.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심의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지 지켜볼 일이다.

 

핵발전소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지금 당장 가동 중인 모든 핵발전소를 닫자는 것도 아니다. 수명이 끝난 것부터 차례차례 닫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자제하면서 효율과 재생에너지를 늘리다 보면 우리도 멀지 않은 미래에 독일처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기술과 재생에너지 기술이 산업이 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경제도 성장하고 핵발전소는 줄어들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 독일보다 기술력도 뒤떨어지지 않고 잠재력도 풍부하다.

 

에너지효율산업과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비 역시 문제가 안 된다. 녹색성장이니 창조경제니 화려한 슬로건은 난무한데 투자할 데를 찾지 못한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수백조원이다. 전기요금의 3.7%를 모아 에너지산업에 투자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은 1조원 넘게 남아돌고 있다. 투자할 곳을 못 찾아 꽉 막혀 있는 돈의 흐름을 돌게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 아니던가.

 

그 첫 단추가 오늘부터 있을 수명 끝난 월성원전 1호기의 폐쇄논의다.

 

 

이 글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처장이 민중의 소리에 기고한 글입니다.(사진 및 출처 :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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